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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인터뷰] 신인배우 한가림, “버티는 사람이 승자... 꼬부랑 할머니가 돼도 연기할래요”
2021.08.26

 

   
▲ 한가림 (티앤아이컬쳐스 제공)

 

[스타데일리뉴스=김제니 기자] 신예 한가림이 오래도록 연기해 ‘선생님’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숨김없이 내놓았다.

배우 한가림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스타데일리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가림은 2011년 뮤지컬 ‘A love song’(어 러브 송)으로 데뷔한 뒤 드라마 ‘신사의 품격’, ‘맛있는 인생’, ‘주군의 태양’, ‘비밀’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도시괴담’, SBS 플러스 ‘이별유예, 일주일’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을 자랑한 바 있다. 한가림은 작은 역할에도 진심을 담아 연기하며 차근차근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다음 작품을 기대케 한다.

Q. 언제부터 배우를 꿈꾸게 됐나?

한가림: 고등학교 때부터다. 원래는 제가 플루트 전공이었는데 중학교 때 입시를 놓쳐버렸다.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웃음). 사실 저는 플루트가 지루했다. 이후 우연히 고등학교 1학년 때 MBC 캠페인을 찍은 뒤 연극영화과 진학을 목표로 준비하게 됐다. 이전까지 저는 연극영화과는 연예인만 가는 곳인 줄 알았는데, 입시 준비 과정이 너무 재미있더라. 연기가 재미있는 게 아니라 연기를 명목으로 한 다양한 활동이 무척 즐거웠다.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올랐는데 그 짜릿함이 안 잊힌다. 심장이 터질 듯했다.

Q. 진로를 바꾼 것과 관련해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한가림: 아빠가 반대하셨었다. 열심히 공부나 하라는 타입이셔서 악기도 겨우 타협한 것이었는데 연기를 하겠다고 하니 강하게 반대하시더라. 그러나 이후 연극 공연을 보러오신 뒤 절 자랑스러워하셨다. 매일 매일 연습실에 데리러 오시며 응원해주셨다.

Q. 작은 역할이지만, 부지런히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더라. 오디션을 통해 작품에 출연하게 됐을 텐데, 본인 만의 팁이 있다면 알려달라.

한가림: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한 것 같다. 긴장하게 되면 준비한 걸 다 못 보이게 돼 속상했던 적이 많다. 저 사람이 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나를 보여주러 가는 거로 생각했다. 다들 똑같은 사람이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뻔뻔해지더라(웃음).

Q. 데뷔 초에 너무 어려 보여 캐스팅에 난항을 겪었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인가?

한가림: 최근 이것과 관련해 조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긴 하다. 이전엔 내 나이에 맞는 얼굴을 기다리며 늙기를 기다렸는데 요즘엔 ‘내가 어려지면 되지’라고 생각한다. 얼굴 나이에 맞춰 연기 스타일도 좀 더 바꾸려고 노력 중이다.

Q. 인간 한가림의 장점은 무엇인가?

한가림: 친화력이다. 처음에 데뷔했을 때는 위축돼있는 사람이었다. 본 성격은 그렇지 않은데도 현장에서 발휘를 잘 못 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배우는 편해야 현장에서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현장에서 친화력 있게 행동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어떤 분께서는 제가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놀라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고 조언해주셔서 조금 고민이 되긴 하는데, 저를 위해서라면 상관없다는 생각이 든다. 

Q. 그렇다면 연기적인 면에서 한가림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가림: 아직은 잘 모르겠다. 제 강점이 뭔지. 다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집중력이다. 뭔가 하나에 몰두하면 다른 소리를 못 듣는 정도다. 이를 통해 저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찾아가고 싶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모두의 공감을 얻어내고 싶다.

Q. 만약 재능파, 노력파로 구분한다면 한가림은 어떤 타입일까?

한가림: 저는 5대 5인 것 같다. 재능은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노력이 없다면 절대 발전할 수 없지 않나. 저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나를 볼 수 있다. 제 부족함이 저는 잘 보인다. 자신을 볼 수 있는 눈이 있기에 좋은 방향으로 노력할 수 있었다. 

Q. 데뷔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궁금하다.

한가림: 촬영을 하며 도망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넷플릭스 ‘도시괴담’을 촬영할 때였는데, 누가 대신해 주면 안 되나 싶더라(웃음). 작품 속에서 BJ 역할을 맡았는데, 10분 동안 혼자 떠들어야 했다. 심지어 감독님이 원테이크(시작부터 끝까지 끊지 않고 한 번의 컷으로만 촬영하는 것)로 가겠다고 했다. 입이 마를 정도였다. 겨우 끝을 냈는데 엄청 힘들었지만 뿌듯했다. 만약 다시 한다면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Q. 본인의 연기에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을 줄 것 같은가?

한가림: 어느 날은 100점, 어느 날은 50점을 줄 것 같다. 그래도 10점은 없는 것 같다. 왜냐면 저는 현장에서 불만족스러우면 다시 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용기인 것 같다. 저는 준비한 건 다 하고 온다. 그렇게 해도 방송을 보고 아쉬울 때도 있더라. 

   
▲ 한가림 (티앤아이컬쳐스 제공)

Q. 배우라는 직업에서 가장 부족한 점은 아마도 안정성일 것 같다. 불안한 마음이나 하루빨리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은 조급함이 들 때는 없나?

한가림: 직업병이라고 생각한다. 쉬고 있을 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는 거고, 심지어 작품을 할 때도 불안하다. 다음엔 내가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쉬고 있을 때는 어떤 작품을 해야 할지, 내 연기가 옳은 건지, 스타일을 바꿔야 하는지 등 많은 고민이 있기 때문이다. 20대 때는 우울했는데, 이제는 ‘이거 직업병이지’, ‘이거 숙명이지 뭐’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하면 또 작품이 오더라.

가끔 배우들끼리 “오래 버티는 사람이 승리한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저는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는 게 행복하다. 물론 다른 일을 할 기회도 있었지만, 저는 여기까지 온 이상 끝까지 가야 한다. 제 목표는 선생님이다. 나이 드신 선배님들을 ‘선생님’이라고 하지 않나.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도 연기하고 싶다. 제가 열심히 저만의 방법으로 가다 보면 언젠간 알아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Q.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는 누구인가?

한가림: 류승룡 배우님. 오래된 꿈이다. 영화 ‘거룩한 계보’를 보고 연기에 반했다. 류승룡 배우가 감옥 안에서 휘파람을 불며 등장하는 장면이 있는데 심장이 멈췄다.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하지 싶었다. 언젠가 꼭 같이 연기하고 싶다. 사실 연기 안 하고 대화만 나눠도 된다(웃음). 그만큼 팬이고 사랑이다. 이상형도 아니고 존경하는 분이다.

Q. 한가림이 생각하는 좋은 배우란?

한가림: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배우다. 감정을 같이 느낄 수 있게 하는 사람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배우가 마음을 다하면 시청자들이 알아주는 것 같다. 과거 드라마 촬영을 할 때 울면서 모든 걸 내려놓고 그만하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을 찍는데 카메라 감독님들이 우셨다. 그때 제 진심이 통했다고 생각한다. 촬영이 끝난 후 감독님들이 엄지를 치켜 들어주셨다.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매사에 진심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한가림: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 저 또한 ‘류승룡 씨 작품이면 믿고 보지’라고 한다. 저를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한두 분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Q. 올해가 반도 남지 않았다. 올해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면?

한가림: 우선은 코로나19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만의 색깔을 갖고 싶다. 지금까지 저는 스스로를 핑크색이라고 생각하고, 밝고 귀엽고 통통 튀는 역할이 잘 어울린다고 믿었다. 그러나 최근 저는 생각보다 많은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너무 안주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회사와도 많은 대화를 나누고 내면을 돌아보고 있다. 올해 안에 제 색깔을 찾았으면 한다.

한편 한가림은 지난 7월 티앤아이컬쳐스와 전속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차기작을 고심 중이다.